잡시
가을
그리움에 꽃을 피운 솔잎은 옛 기억에 잠겨있다. 봄에 처음 만나 아직은 눈도 못 떴던 단풍잎 따뜻한 봄날의 햇살 아래 처음 눈을 맞췄네 옅은 녹색의 단풍잎 처음 본 세상이 궁금해 솔잎에게 말을 거네 이별의 아픔을 아는 솔잎은 무심한 듯 대답하지만 외로웠던 겨울의 차가움은 봄처럼 서서히 녹고 있네 짙은 녹색의 단풍잎 솔잎보고 서로 닮아간다며 웃음 짓네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솔잎의 차가웠던 마음은 이미 녹아버렸고 서로의 닮음에 다시 솔잎은 단풍잎과 가까워지고 싶네 몰아치는 비와 서로를 대놓으려는 바람은 둘을 더 가깝게 해주었고 새들의 지저귐은 둘의 만남을 재촉하네 하지만 아직은 용기를 내지 못한 솔잎 계절이 바뀐다는 생각에 단풍잎은 먼저 말을 꺼내고 얼굴이 붉어진다. 망설이던 솔잎은 늦게 뜨거워진 용기에..
2022. 11. 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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